이전 단원에서 메니에르병의 약물치료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는데요. 대부분의 환자들은 생활습관 조절과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아 어지럼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도 간혹 있습니다. 그렇다면, 약을 먹는것 외에도 메니에르를 치료하는 또다른 방법들은 어떤게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고막주사와 수술 그리고 재활치료가 있습니다.
메니에르 고막주사치료
만일 먹는 약을 통한 메니에르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다면, 고막에 약을 직접 주사하는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고막주사 혹은 고실내주입술 이라고도 하는데요. 고막주사를 통해 고농도의 약물을 특별한 부작용 없이 달팽이관으로 직접 전달하는게 목적입니다. 이 방법은 고막을 마취솜으로 부분마취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통증이 거의 없으며, 일반 진료실에서도 언제든 시행할 수 있는게 장점입니다. 또한 환자들의 반응이 좋고, 간편하여 일반 병원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때 고막 속에 집어넣는 약은 스테로이드 혹은 아미노글리코사이드가 있습니다.
메니에르 환자에게 시행하는 고막주사치료는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검증된 방법입니다. 특히 심한 어지럼증 발작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 고막주사가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 방법은 외래에서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는데, 환자를 앉은채로 45도 정도 등받이를 눕히고, 머리를 반대측으로 돌린 자세에서 시작합니다. 고막을 기준으로 전상방 측에 조심스럽게 주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주사치료에도 여러 주의해야할 점들이 있는데요. 만약 고막 주위에 혈관을 터트리는 경우에는 고막속이 피로 가득차는 고실내혈종(hematoma)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잘못된 부위에 깊게 찔러서 주사를 하다가 달팽이관이 되려 손상을 받아, 청력이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사하는 속도도 천천히 조절해야하는데, 너무 빠르게 주사약이 들어가는 경우에 극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스테로이드 뿐만아니라 항생제인 아미노글리코사이드도 메니에르 주사치료에 사용되는 약입니다. 1950년대에 Schukenech라는 의사가 처음으로 생각해낸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귀에 독성을 일으키는 항생제인 아미노글리코시드를 주입하여 평형기관 안쪽에 있는 털세포를 인위적으로 손상시키는 원리로 사용됩니다. 이를 전문용어로 화학적인 절제술(chemical ablation)이라고 합니다. 평형기관 내부에는 전정유모세포 라고 불리는 털세포가 존재합니다. 이 세포들은 극도로 약하여, 쉽게 손상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미노글리코시드 항생제를 이용한 고막주사치료는 메니에르 환자의 어지럼증을 줄여주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존재하는데요. 해당 항생제가 평형기관 뿐만아니라 달팽이관 내부에도 독성을 일으켜, 청력이 더 안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청력이 건강한 사람들한테는 이 방법을 잘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뿐만아니라 메니에르가 양쪽귀에 다 있는 사람들의 경우는, 주사치료 이후 중심을 못잡는 등의 심한 평형장애가 나타날 수 있기때문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메니에르 수술 치료
먹는 약이나 주사로도 치료되지 않는 메니에르 환자라면,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많이 시행하고 있는 '내림프낭 감압술 (Endolymphatic sac decompression)' 인데요. 이 내림프낭 감압술을 귀 안쪽에 내림프낭 이라고하는 공간을 절개하여, 내림프액의 배출을 유도한느 방법입니다. 이와 더불어 내림프낭이 갖고 있는 흡수 기능을 촉진시켜, 메니에르 환자에게 보이는 내림프수종 현상을 줄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수술은 전신마취를 기본으로 하고, 약 2~3시간정도 걸립니다. 귀 뒷편에 절개선을 통해 달팽이관 인근까지 접근하여, 내림프낭을 찾아서 절개를 한 후에 실리콘 관을 넣어 내림프액을 배출시켜주게 됩니다. 물론 이 수술법에 대해서 아직 논란은 존재합니다. 일부 의사들은 내림프낭 감압술의 효과가 일종의 플라시보이며, 실제로는 효과가 없다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대의견에서는 90%이상의 호전효과가 있는 수술이라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림프낭 감압수술은 다른 메니에르 수술들에 비해서 비교적 안전하고, 부작용이 드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이 수술이 청력을 보존하면서, 메니에르로 인한 어지럼증을 호전시켜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청력이 좋은 환자들 혹은 메니에르병이 양쪽귀에 있는 환자들에게는 효과적인 선택이 됩니다.
메니에르 재활치료
메니에르 재활치료는 약을 복용하거나 주사, 수술 처럼 확실한 효과를 주는 방법이라기 보단,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발을 막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개념입니다.
메니에르 물리치료는 '메닛트 기계 (Meniett device)' 를 활용하여 환자의 증상을 개선시켜 줍니다. 이 방법은 낮은 수준의 공기압을 귓속에 주기적으로 전달하여, 달팽이관 내부의 순환을 촉진시키고, 내림프 수종에 의한 붓기를 줄여주는 기전입니다.
하지만 아직 메니에르 물리치료에 대한 명확한 치료효과가 보고되지는 않고 있으며 아직 논란중에 있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이 가장 이상적으로 효과를 보기 위해선, 고막이 뚫려있는 상태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고막 환기관 삽입술을 병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절차가 현실적으로 어렵기때문에 아직은 메니에르 물리치료에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전정재활치료 (Vestibular rehabilitation)도 메니에르를 조절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실제로 메니에르병을 오랜기간 앓은 경우에 어지럼증의 빈도가 줄더라도 주기적으로 약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한 몸이 흔들거리거나 중심을 가끔씩 잡기 어렵하도 하는 애매한 상태의 어지럼증도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분들을 위해 시행하는 전정재활치료는 어지럼증을 경감시키고 심리적인 안정을 얻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함께 읽어보면 좋은글 (클릭)
- 메니에르의 원인과 증상
- 메니에르의 진단
- 메니에르 치료 (1) 약물치료, 식이요법
지금까지 메니에르에 대한 주사치료와 수술치료, 재활치료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 외에도 메니에르에 대한 여러 다른 정보들이 궁금한 분들은, 위의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글로 바로 연결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댓글